회계사무실에 자료를 넘기기 직전, 한 번쯤 손이 멈추는 순간이 있습니다. “조제 매출은 면세라는데, 비보험으로 지어준 약은 면세인가 과세인가? 카카오페이로 결제된 조제비는 어느 칸에 들어가 있지?” 이 한 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7월에 낼 부가세가 적지 않게 달라집니다.
약국은 조제(면세)와 일반약·잡화(과세)가 한 카운터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과세·면세 겸영사업자라, 옆 편의점이나 일반 소매점보다 신고가 한 단계 더 까다롭습니다. 세무사에게 맡기더라도 사장님이 넘기는 자료가 어긋나 있으면 신고도 그대로 어긋납니다. 이 글은 신고서를 직접 쓰지 않더라도, 자료를 넘기기 전에 사장님이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지점과 잘못 넘겼을 때 생기는 손해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3줄 요약
- 약국은 조제(면세)와 판매(과세)가 섞인 겸영사업자라 매출을 정확히 나눠야 하고, 약사업은 규모와 무관하게 일반과세자다.
- 각종 페이·본인부담금이 POS에서 과세로 잡히면 부가세를 더 내고, 반대로 일반약을 면세로 돌리면 매출 누락으로 적발된다.
- 임차료 같은 공통경비는 과세 매출 비율만큼만 매입세액을 공제하므로, 앞단의 매출 구분이 정확해야 안분도 맞는다.
이 글의 순서
약국 신고가 한 단계 더 복잡한 이유
의사 처방에 따라 약을 짓는 조제 용역은 부가가치세법상 의료보건용역으로 보아 부가세가 면제됩니다. 한약사가 한의사 처방에 따라 한약을 조제하는 경우도 같은 면세 대상입니다. 반면 처방 없이 카운터에서 파는 일반의약품(OTC)·건강기능식품·화장품·생활잡화는 의약품 소매 판매라 과세됩니다. 그래서 한 약국 안에 면세 매출과 과세 매출이 함께 흐르는 겸영사업자가 되고, 이 둘을 정확히 가르는 일이 신고의 출발점이자 핵심입니다.
한 가지 먼저 정리할 것이 있습니다. 매출 규모가 작아도 약국은 간이과세가 배제됩니다. 약사업은 공급대가와 관계없이 간이과세 적용에서 빠지도록 정해져 있어, 매출이 크든 작든 일반과세자로 신고합니다. “우리는 작은 동네 약국이라 간이로 되지 않나” 하는 기대는 약국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즉 약국은 시작부터 일반과세 + 겸영이라는, 비교적 손이 많이 가는 조합 위에 서 있는 셈입니다.
매출 나누기: 면세 조제와 과세 판매의 경계
면세 매출은 처방 조제와 관련된 수입입니다. 처방약 약값은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공단부담금과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으로 나뉘는데, 이 둘의 합계가 면세 매출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본인부담금이 환자 카드·현금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과세로 착각하기 쉽지만, 조제 용역의 대가인 이상 면세분입니다.
경계가 헷갈리는 대표 사례 하나가 비보험 조제입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처방이라도, 약사가 처방에 따라 짓는 조제 용역이라면 의료보건용역으로 보아 면세로 다룹니다. 보험/비보험 여부가 아니라 ‘처방에 따른 조제냐’가 갈림길입니다. 헷갈리는 항목은 임의로 정하지 말고 청구 프로그램상 성격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항목 | 구분 | 한 줄 근거 |
|---|---|---|
| 처방 조제 (공단부담금) | 면세 | 의료보건용역 |
| 처방 조제 (본인부담금) | 면세 | 조제 용역의 일부 |
| 비보험 처방 조제 | 면세 | 처방에 따른 조제 용역 |
| 일반의약품(OTC) 판매 | 과세 | 의약품 소매 |
| 건강기능식품·화장품·잡화 | 과세 | 소매 판매 |
결제 수단이 만드는 함정 — 페이와 본인부담금
실제 신고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매출의 ‘성격’이 아니라 ‘결제 수단’입니다. 제로페이·카카오페이 같은 각종 간편결제는 카드 단말기나 POS 세팅에 따라, 면세분(조제 관련 본인부담금)까지 통째로 ‘과세’로 집계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보다 과세 매출이 부풀려져 부가세를 필요 이상으로 내게 됩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면세 수입금액과 신용카드 면세분이 어긋나면, 국세청은 건강보험공단 급여 지급 자료와 카드 자료를 대조해 차이를 잡아냅니다. 결국 결제 수단별로 자료를 받아 면세분을 정확히 가려내는 작업이, 더 내지도 덜 내지도 않는 신고의 출발선입니다. 점검 순서는 단순합니다. ① 청구 프로그램상 조제(면세) 총액을 먼저 확정하고 ② 카드·현금·각종 페이 매출 합계와 맞춰 본 뒤 ③ 차이가 나는 결제 수단을 따로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매입과 공통경비, ‘안분’을 쉽게 이해하기
매출을 나눴으면 매입도 같은 기준으로 나눠야 합니다. 의약품 매입을 일반약(과세)과 조제약(면세)으로 분류하는 것이 약국 매입 신고의 기본입니다. 조제에 쓰이는 의약품 매입세액은 면세 사업 관련으로 보아 공제되지 않습니다. 또 카드로 약품 대금을 결제했는데 세금계산서를 못 받은 건은 매입에서 빠지기 쉬우니 따로 챙겨야 합니다.
임차료·관리비·공용 소모품처럼 과세와 면세에 공통으로 쓰인 비용은 전액 공제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말이 ‘안분(按分)’인데, 어렵게 들리지만 개념은 간단합니다. “전체 공급가액 중 과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공통매입세액을 공제하고, 면세 비율만큼은 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한 과세기간 전체 매출에서 과세 비율이 작다면, 임차료에 붙은 부가세도 그 비율만큼만 공제됩니다. 확정신고 때는 예정신고 때 쓴 잠정 비율을 버리고, 과세기간 전체의 실제 공급가액 비율로 다시 계산(정산)합니다. 그래서 앞 단계의 매출 구분이 어긋나면 안분 비율까지 연쇄적으로 틀어집니다.
잘못 넘기면 생기는 양방향 손해
매출 구분을 틀리면 손해는 한 방향이 아니라 양쪽에서 옵니다. 한쪽은 더 내는 손해입니다. 면세분(특히 페이로 결제된 본인부담금)을 구분하지 못해 과세로 신고하면 부가세를 불필요하게 더 내고, 왜곡된 매출 비율 탓에 안분 공제까지 줄어 손해가 두 겹이 됩니다.
다른 한쪽은 적발되는 손해입니다. 과세인 일반약 매출을 면세로 돌려 적게 신고하면 그대로 매출 누락이 됩니다. 데일리팜 등 업계 보도에서도 국세청이 약국 신고에서 집중적으로 보는 지점이 바로 일반약 등 과세 매출 누락이라고 거듭 짚어 왔습니다. 국세청은 공단 급여 자료와 신고된 면세 수입금액을 대조해, 면세 수입을 초과해 신고된 카드 면세 매출을 과세 누락으로 잡아냅니다. 한편 면세 수입금액 자체를 누락하면 그 미신고 금액의 0.5%가 가산세로 붙습니다. 임의로 면세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은 어느 쪽이든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신고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납부지연 가산세가 추가로 붙습니다.
신고 전 자료 점검표와 함께 보기
거창한 회계 지식 없이도, 자료를 넘기기 전에 아래만 한 번 맞춰 보면 큰 오류는 걸러집니다.
- 청구 프로그램 기준 조제(면세) 총액을 먼저 확정했는가
- 카드·현금·각종 페이 매출 합계와 조제+판매 합계가 맞아떨어지는가
- 제로페이·카카오페이 등에서 면세분이 과세로 잡혀 있지 않은가
- 일반약·건기식·화장품 등 과세 매출이 빠짐없이 잡혔는가
- 세금계산서를 못 받은 카드 약품 매입이 누락되지 않았는가
- 임차료 등 공통경비 증빙을 모아 두었는가
홈택스(또는 손택스)의 ‘신고도움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매출·매입 자료를 함께 대조하면 빠진 부분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회계사무실에는 ① 조제(면세) 매출 금액 ② 각종 페이 중 면세분 구분 자료 ③ 세금계산서 미수취 카드 약품 매입 내역 ④ 임차료 등 공통경비 증빙을 정리해 넘기면 신고가 한결 수월합니다.
여기까지 맞춰 봐도 “내 약국은 과세 비율이 적정한지” 확신이 안 서실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저희가 결제 수단별·품목별 자료를 함께 들여다봐 드립니다. 살펴본 결과 지금 구조로 충분하면 “그대로 두셔도 됩니다”라고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새 서비스를 권하려는 자리가 아니라, 손해 보는 항목이 있는지 같이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정확한 신고는 결국 사장님의 평소 자료 관리에서 갈리니, 그 시작만 가볍게 거들어 드리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리 약국은 매출이 작은데 간이과세 안 되나요?
A. 약사업은 공급대가(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간이과세가 배제되어, 작은 약국도 일반과세자로 신고합니다. 구체적 적용은 세무사·국세청(126)으로 확인하세요.
Q. 비보험으로 지어준 조제약은 과세인가요?
A. 보험 적용 여부가 아니라 ‘처방에 따른 조제 용역’인지가 기준입니다. 처방 조제라면 비보험이라도 의료보건용역으로 보아 면세로 다룹니다. 헷갈리면 세무사·국세청에 확인하세요.
Q. 면세인 조제 매출은 신고에서 빼도 되나요?
A. 면세라도 면세 수입금액은 정확히 신고해야 합니다. 누락하면 해당 미신고 금액의 0.5% 가산세가 붙고, 과다 신고하면 과세 매출 누락으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Q. 페이 매출은 왜 따로 봐야 하나요?
A. POS·단말기 세팅에 따라 조제 본인부담금 같은 면세분까지 과세로 잡히기 쉬워, 구분하지 않으면 과세가 과다 신고되어 부가세를 더 낼 수 있습니다.
Q. 신고 기한은 언제까지인가요?
A. 제1기 확정신고·납부는 일반적으로 7월 1일부터 25일까지입니다. 정확한 일정과 기한 연장 여부는 국세청 안내(126)를 확인하세요.
출처: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안내·신고납부기한(nts.go.kr)·홈택스 신고도움 서비스(hometax.go.kr) — 약사업 간이과세 배제 및 의료보건용역(조제) 면세, 과세·면세 겸영사업자 공통매입세액 안분, 면세 수입금액 누락 가산세 0.5%, 제1기 확정신고 7.1~7.25 기준. 약국 일반약 매출 누락 관련 업계 보도(데일리팜) 참고. (2026.06 재확인)
※ 일반적인 점검 항목 안내이며, 실제 신고는 세무사 또는 국세청 안내를 기준으로 확인하세요. 신고 기한·기준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세무 문의: 국세청 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