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를 알아볼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보통 “수수료율 몇 퍼센트예요?” 아니면 “정착지원금 얼마 주세요?”입니다. 그런데 이 두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곳이라는 생각은, 실은 가장 흔한 착각입니다. 지원금이 두둑한 곳일수록 사람이 빨리 들어오고 빨리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을 버틸 수 있느냐는 수수료율이 아니라 그 환경에서 실제로 자리 잡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느냐로 갈립니다. 이 글은 그걸 단 하나의 숫자로 읽는 법, 즉 정착률을 내 상황에 어떻게 대입하고 면접에서 무엇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점검합니다. 합류를 고민 중인 분이 “여기 들어가면 나도 남아 있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3줄 요약
- 13개월차 정착률 = 입문 후 1년 이상 같은 회사에 남아 활동하는 설계사 비율. 면접의 약속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결과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 2025년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51.4%로 전년(52.6%)보다 1.2%p 하락(금융감독원 2026.4.29 발표). 다만 N잡 설계사를 빼면 53.9%로, 숫자를 읽을 때 기준을 따져야 합니다.
- 본부 정착률이 평균 대비 어디쯤인지, 고객 유입 구조가 있는지를 입사 전에 직접 확인하세요. 확인 비용은 질문 몇 개, 안 했을 때의 비용은 1년입니다.
이 글의 순서
정착률, 무엇을 세는 숫자인가
13개월차 정착률은 설계사로 입문한 사람 중 1년(13개월) 이상 같은 회사에 남아 활동하는 비율입니다. 100명이 시작해 1년 뒤 51명이 남아 있다면 정착률은 51% 수준인 셈입니다. 계약 건수가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센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매출이 아니라 “사람이 떠나지 않고 버텼는가”를 보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13개월일까요. 보험 영업은 입문 직후 몇 달간은 교육과 초기 지인 영업으로 어떻게든 굴러갑니다. 진짜 시험대는 그 지인 명단이 바닥나는 시점, 대략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옵니다. 새 고객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구조가 없으면 이 구간에서 소득이 끊깁니다. 그래서 1년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가 “혼자 굴러갈 수 있게 됐다”는 신호가 됩니다. 정착률이 1년을 기준으로 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숫자가 정직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곳에는 떠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객을 만날 구조가 없거나, 지원이 부족하거나, 무리한 영업을 요구하거나. 반대로 정착률이 높다는 건 그 환경에서 실제로 자리 잡은 사람이 많다는 결과입니다. 분위기나 비전은 말로 꾸밀 수 있지만, 이미 떠난 사람의 비율은 꾸미기 어렵습니다.
51.4%라는 숫자, 어떻게 읽어야 하나
금융감독원이 2026년 4월 29일 발표한 ‘2025년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2025년 전속설계사 13개월차 정착률은 51.4%로 전년(52.6%)보다 1.2%p 떨어졌습니다. 절반 가까운 사람이 1년 안에 그만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그대로 “업계가 더 나빠졌다”로 읽으면 절반만 맞습니다. 같은 발표에 따르면 정착률 하락의 주된 배경은 이른바 ‘N잡’ 설계사의 증가입니다. 부업으로 설계사 자격만 유지하면서 실적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람이 늘면서 전체 평균이 끌어내려진 것입니다. 실제로 N잡 설계사를 제외하고 다시 계산하면 정착률은 53.9%로 올라가고, 본업 설계사의 1인당 월평균 소득도 359만 원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습니다. 본업으로 진지하게 뛰는 사람만 놓고 보면 생산성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분명합니다. 정착률은 어떤 모집단을 셌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 본부는 정착률이 높다”는 말을 들을 때, 그 안에 본업 설계사만 들었는지, 자격만 유지하는 사람까지 다 포함했는지, 어떤 기준 시점인지를 따져야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숫자 하나만 외워두지 말고,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묻는 습관이 핵심입니다.
내 경우에 대입하기 — 평균과 비교하는 법
특정 본부의 정착률이 높은지 낮은지는, 업계 평균이라는 기준선이 있어야 판단됩니다. 평균을 모르고 들으면 모든 본부가 좋아 보이고, 평균을 알고 들으면 비로소 비교가 됩니다. 51.4%(본업 기준 53.9%)를 기준선으로 삼고, 지원하려는 곳의 숫자를 거기에 직접 대보세요.
참고로 우리나라 설계사 채널의 유지율은 해외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같은 발표에서 인용된 2년 유지율 국제 비교를 보면 차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 구분 | 설계사 채널 2년 유지율 |
|---|---|
| 싱가포르 | 96.5% |
| 일본 | 90.9% |
| 대만 | 90.0% |
| 미국 | 89.4% |
| 한국 | 위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 |
이 표는 본부를 고르는 직접 기준은 아니지만, 한 가지를 시사합니다. 한국 시장은 구조적으로 설계사가 오래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을 웃도는 정착률을 유지하는 본부는, 그만큼 의도적으로 사람을 남기는 장치를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연히 높은 정착률이 나오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정착률을 만드는 세 가지 환경
높은 정착률은 분위기가 좋아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결과입니다. 그 환경을 만드는 조건은 대체로 셋으로 압축됩니다.
첫째, 고객 유입 구조. 신입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상담할 고객을 만나는 것입니다. 지인 명단이 끝난 뒤에도 새 고객이 연결되는 통로, 즉 인하우스 채널이나 온라인 상담 유입, DB 제공 같은 구조가 있느냐가 1년 차 생존을 좌우합니다. 이게 없으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만날 사람이 없어 도태됩니다.
둘째, 교육과 멘토링. 상품과 상담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막혔을 때 물어볼 선배가 있는 곳과 ‘알아서 크라’는 곳은 이탈률 자체가 다릅니다. 특히 첫 3개월의 동행 상담 여부가 갈림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건강한 조직 문화. 사람을 많이 끌어모으는 데 집중하는지, 들어온 사람을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무리한 자기계약(작성계약)이나 단기 실적 압박을 요구하는 곳은 단기 매출은 나와도 1년 뒤 사람이 남지 않습니다. 다음은 이 세 가지를 빠르게 점검하는 체크리스트입니다.
- 지인 명단을 다 쓴 뒤에도 고객이 연결되는 구조가 실제로 있는가 (말이 아니라 사례로)
- 입사 후 첫 3개월 교육 커리큘럼과 동행 상담이 정해져 있는가
- 막힐 때 물어볼 전담 멘토 또는 매니저가 지정되는가
- 자기계약·지인 강매 같은 무리한 실적 요구가 없는가
- 정착률·유지율 숫자를 먼저 꺼내 보여주는가, 물어야 겨우 답하는가
면접에서 직접 확인하는 체크리스트
정착률 같은 객관 지표는 의외로 공개 정보로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설계사·대리점의 기본정보는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가 함께 운영하는 e-클린보험서비스에서 성명과 고유번호로 조회됩니다. 불완전판매비율이나 계약유지율 같은 신뢰도 정보는 해당 설계사가 공개에 동의한 경우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부 전체의 정착률이 그대로 뜨지는 않지만, 함께 일할 사람들의 영업 이력을 가늠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면접 자리에서는 숫자를 직접 물어야 합니다. 이때 답하는 태도 자체가 하나의 정보입니다. 구체적 숫자로 답하는지, 기준(전속·13개월·본업)을 명확히 하는지, 아니면 “우리는 분위기가 좋아요” 식으로 넘어가는지를 보세요. 자신 있는 곳일수록 숫자를 먼저 꺼냅니다. 던질 만한 질문은 이렇습니다.
- 이 본부의 13개월차 정착률은 몇 퍼센트이고, 어떤 기준으로 셈한 숫자인가요?
- 최근 1년간 입사한 신입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사람의 비율은요?
- 지인 영업이 끝난 뒤 고객은 어떤 경로로 연결되나요?
- 제 현재 고객 기반과 활동 방식이면, 솔직히 여기가 맞는 환경인가요?
확인 안 하고 들어가면 생기는 손해
이 숫자들을 확인하지 않고 들어가면, 손해는 결국 시간으로 돌아옵니다. 흔한 경로는 이렇습니다. 처음 몇 달은 지인 계약으로 그럭저럭 버티지만, 명단이 바닥나는 순간 만날 사람이 사라지고, 소득이 끊기고, 1년을 못 채우고 그만둡니다. 그 사이 따놓은 자격과 어렵게 쌓은 초기 고객은 흩어집니다. 한 번 떠난 고객을 다시 데려오기는 처음 만나기보다 어렵습니다.
반대로 입사 전에 질문 몇 개를 던지는 비용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확인 비용은 면접 30분, 안 했을 때의 비용은 1년입니다. 이 비대칭이 정착률을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희는 합류를 권하기 전에, 지원하시는 분의 조건부터 같이 봅니다. 지금의 고객 기반과 활동 방식이라면 어떤 환경이 맞는지를 먼저 따져보고, 솔직히 지금 자리가 더 나으면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사람을 채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1년 뒤에도 남아 있을 사람을 함께 판단하는 것이, 저희가 정착률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입니다. 결정은 숫자를 다 펼쳐본 뒤에 직접 내리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착률이 정확히 무엇을 세는 숫자인가요?
A. 설계사로 입문한 사람 중 1년(13개월) 이상 같은 회사에 남아 활동하는 비율입니다. 계약 건수가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셉니다.
Q. 업계 평균은 얼마인가요?
A. 금융감독원 발표 기준 2025년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51.4%로 전년(52.6%)보다 1.2%p 낮아졌습니다. 다만 부업(N잡) 설계사를 제외하면 53.9%로 올라가, 어떤 모집단을 셌는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집니다.
Q. 정착률이 떨어졌다는 건 업계가 나빠졌다는 뜻인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2025년 하락은 주로 자격만 유지하는 N잡 설계사가 늘어난 영향으로, 본업 설계사만 보면 정착률과 소득 모두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숫자 하나보다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정착률이 높으면 저도 정착한다는 뜻인가요?
A. 환경이 유리하다는 신호일 뿐, 보장은 아닙니다. 좋은 환경과 본인의 꾸준한 활동이 만날 때 정착이 완성됩니다. 성과에는 개인차가 큽니다.
Q. 본부나 설계사의 신뢰도 정보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A. e-클린보험서비스(eclean.knia.or.kr)에서 성명·고유번호로 등록·이력을 조회할 수 있고, 불완전판매비율·계약유지율 같은 신뢰도 정보는 공개 동의 여부에 따라 확인됩니다. 본부 정착률은 면접에서 직접 묻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출처: 금융감독원 ‘2025년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및 감독방향'(2026.4.29 발표 — 전속설계사 13개월차 정착률 51.4%, 전년 52.6%, N잡 제외 시 53.9%, 본업 월평균 소득 359만 원, 2년 유지율 국제비교) ·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e-클린보험서비스(eclean.knia.or.kr) 조회 안내
※ 정착률 등 수치는 기준 시점·조사·모집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성과는 개인차가 크며 보장되지 않습니다. 본 글은 일반 정보 제공입니다. 보험 관련 문의: 금융감독원 13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