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첫 출근을 하기로 한 날 아침, 카운터 정리와 의약품 입고를 챙기다 보면 “근로계약서”는 자꾸 뒤로 밀립니다. “오늘은 바쁘니까 다음 주에 천천히 쓰지”, “어차피 우리는 식구처럼 일하니까” 하고 넘어가는 순간이 가장 흔하게 문제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막상 양식을 펼쳐 놓으면 임금 칸, 근로시간 칸, 수습 칸을 어떻게 채워야 나중에 말이 엇갈리지 않는지부터 막막해집니다.
이 글은 그 막막함을 줄이기 위한 점검표입니다. “근로계약서를 안 쓰면 실제로 무슨 일이 생기는지”, “내 약국 상황에서는 어느 칸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지”를, 분쟁이 잦은 임금·주휴수당·수습을 중심으로 단계별로 짚어 드립니다. 거창한 노무 이론이 아니라, 사장님이 직접 빈칸을 채우다 막히는 지점에 답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핵심만 먼저
- 근로계약서는 서면으로 작성해 직원에게 한 부 주는 것까지가 법적 의무입니다. 작성만 하고 안 줘도 위반입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입니다. 시급만 맞췄다고 끝이 아니라, 주 15시간 이상 개근하면 주휴수당이 별도로 발생합니다.
- 수습이라고 임금을 무조건 깎을 수는 없습니다. 1년 이상 계약·3개월 이내·단순노무 제외라는 조건을 모두 채워야만 90%까지 가능합니다.
이 글의 순서
“구두로 했는데요” — 안 쓰면 정말 처벌받나
가장 먼저 정리할 오해가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는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권장 서류가 아니라, 법으로 정해진 의무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같은 핵심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그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교부’입니다. 계약서를 만들어 약국 서랍에만 보관하고 직원에게 사본을 주지 않았다면, 작성은 했어도 교부 의무는 위반한 셈입니다.
위반했을 때의 무게도 가볍지 않습니다. 서면 명시·교부를 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114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벌금은 형사처벌이라, 약식명령이라도 전과 기록으로 남습니다. 흔히 약국에서 “잠깐 도와주는 아르바이트니까 구두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합니다. 고용 형태가 정규직이든 단시간 아르바이트든, 서면 작성·교부 의무는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문제가 터지는 순간은 대부분 직원이 그만둘 때입니다. 퇴직 후 “주휴수당을 못 받았다”, “약속한 시급과 다르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으면, 그 자리에서 계약서 미작성·미교부가 함께 드러납니다. 즉 계약서는 평소엔 보이지 않다가, 분쟁이 생기는 순간 가장 먼저 사장님을 불리하게 만드는 서류입니다. 반대로 제대로 써 두면, 같은 분쟁에서 사장님을 지켜 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칸들
그렇다면 무엇을, 어디까지 적어야 할까요. 서면으로 명시하고 교부해야 하는 항목은 정해져 있습니다. 빈칸을 채우기 전에 아래 표로 ‘꼭 들어가야 하는 칸’을 먼저 확인하면 누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항목 | 구체적으로 적을 내용 | 약국에서 자주 빠지는 부분 |
|---|---|---|
| 임금 | 금액,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일, 지급방법 | 주휴수당 포함 여부를 안 적음 |
| 소정근로시간 | 하루 몇 시간, 시작·종료 시각, 휴게시간 | 점심 교대·마감 정리 시간이 빠짐 |
| 휴일 | 주휴일(요일), 약국 정기휴무 | 주휴일을 명시하지 않음 |
| 연차유급휴가 | 발생 기준(상시 5인 이상 사업장) | 5인 미만이라 적용 제외인지 혼동 |
| 근무 장소·업무 | 해당 약국, 조제 보조·판매·정리 등 | 업무 범위가 막연함 |
이 중에서 약국 사장님이 실제로 분쟁을 겪는 칸은 거의 임금과 근로시간에 집중됩니다. 나머지는 표준 양식의 형식을 따라가면 큰 무리가 없지만, 이 두 칸은 약국마다 영업시간·교대 방식이 달라 그대로 베껴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두 섹션에서 임금과, 임금에 딸려 오는 주휴수당·수습을 따로 떼어 자세히 보겠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연차유급휴가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직원 한두 명을 둔 동네 약국이라면 연차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계약서에 “본 사업장은 상시 5인 미만으로 연차유급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적어 두면 나중의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임금 칸: 최저임금만 보면 함정에 빠진다
임금 칸을 채울 때 가장 먼저 맞춰야 할 기준선은 최저임금입니다.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으로, 2025년 10,030원에서 290원(2.9%) 오른 금액입니다.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5-47호에 따라 202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적용되며,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약국이라고 예외가 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월급제로 계약한다면 환산 기준을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주 40시간(유급 주휴 포함 월 209시간)으로 환산한 2026년 최저 월급은 2,156,880원입니다(10,320원 × 209시간). 만약 계약서에 이보다 낮은 금액을 적었다면, 그 부족분만큼은 무효가 되어 결국 최저임금만큼 지급해야 합니다. 즉 낮게 적는다고 해서 적게 줘도 되는 것이 아니라, ‘낮게 적은 기록’만 남아 사장님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처음부터 최저임금 이상으로 정직하게 적는 편이 분쟁 비용을 줄입니다.
근로시간 칸은 약국 영업시간과 교대 방식에 맞춰 적되, 한 가지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바로 가산수당입니다.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을 넘겨 일하면 연장근로, 밤 10시 이후는 야간근로, 휴일에 일하면 휴일근로가 되고, 여기엔 추가 수당이 붙을 수 있습니다(상시 5인 이상 사업장 기준 통상임금의 50% 가산). 마감 정리나 재고 실사로 영업시간을 넘기는 일이 잦은 약국이라면, 이 부분을 미리 계약서와 근무표에 반영해 두는 것이 나중의 임금 다툼을 막는 방법입니다.

가장 많이 새는 두 곳 — 주휴수당과 수습
시급을 최저임금에 맞췄다고 해서 임금 설계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약국에서 임금이 결과적으로 부족해지는 대표적인 두 구멍이 주휴수당과 수습 감액입니다.
먼저 주휴수당입니다. 근로기준법 제55조는 1주 동안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1주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도록 정하고 있고, 이 유급휴일에 대해 지급하는 것이 주휴수당입니다. 핵심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① 1주 소정근로일을 개근할 것, ②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일 것(4주를 평균해 판단). 이 15시간 기준은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에서 정한 것으로,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는 주휴수당과 연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주 3~4일이라도 합산해 15시간을 넘기는 아르바이트라면 정규직과 똑같이 주휴수당이 발생합니다. 주휴수당은 엄연한 임금이라, 빠뜨리면 임금 체불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다음은 수습입니다. “수습이니까 석 달은 좀 적게 줘도 되지” 하는 생각이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최저임금의 90%까지 감액하려면 아래 조건을 모두 채워야 합니다.
- 1년 이상 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맺었을 것 (계약기간 1년 미만이면 감액 불가)
-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일 것
-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단순노무 직종이 아닐 것 (한국표준직업분류 대분류 9에 해당하면 감액 대상에서 제외)
세 조건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처음부터 최저임금 100%를 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6개월짜리 계약이라면 수습이라도 90% 감액이 불가능합니다. 또 약국 보조 업무가 단순노무로 분류되는지 여부에 따라 감액 자체가 막힐 수 있으므로, 수습 특약을 둘 때는 “우리 경우가 감액 가능한 유형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그 내용을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직접 만들기 어렵다면, 고용노동부가 배포하는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토대로 약국 사정(영업시간·교대·휴게)만 채워 넣는 편이 누락을 가장 확실히 줄입니다.
우리 약국 계약서, 3분 자가 점검
여기까지 읽었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계약서를 꺼내 아래 항목을 하나씩 체크해 보세요. 모두 ‘예’라면 분쟁 소지의 대부분은 사라집니다.
- 서면으로 작성했고, 직원에게 사본 한 부를 줬는가(교부 기록까지 있는가)
- 시급 또는 월급이 2026년 최저임금(10,320원 / 월 2,156,880원) 이상인가
-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에게 주휴수당을 별도로 반영했는가
- 수습 감액을 적었다면, 1년 이상·3개월 이내·단순노무 제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가
- 연장·야간·휴일 근로가 잦다면 가산수당 처리 방식이 정해져 있는가
- 근로조건이 바뀐 적이 있다면, 변경 내용을 서면으로 다시 정리했는가
이 여섯 가지 중 하나라도 ‘아니오’이거나 헷갈린다면, 그 칸이 바로 나중에 분쟁이 생길 자리입니다. 특히 두 번째와 세 번째(최저임금·주휴수당)는 약국 규모와 상관없이 가장 자주 진정으로 이어지는 항목이니 우선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애매하면 함께 봐드립니다
위 자가 점검에서 막히는 칸이 있어도 당장 큰일이 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대로 둬도 되는 건지”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점검의 핵심만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서면으로 써서 직원에게 한 부 줬는가, 임금이 주휴수당까지 포함해 최저임금 이상인가, 수습·연장근로 같은 특약이 요건에 맞는가. 이 세 축만 맞으면 됩니다.
프라임 솔루션은 약국 사장님의 근로계약서와 근무표를 함께 살펴봐 드립니다. 다만 미리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검토해 보고 지금 그대로 두는 게 맞으면 “그대로 두셔도 됩니다”라고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무언가를 새로 권하기 위한 점검이 아니라, 손해 볼 곳이 있는지 확인하는 점검입니다. 계약서뿐 아니라 4대보험 신고나 사업장 리스크가 적정한지 함께 궁금하시면, 아래에서 부담 없이 무료 점검을 신청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주 2~3일만 나오는 아르바이트도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나요?
A. 네. 고용 형태나 근무일수와 무관하게 서면 작성·교부가 의무입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단시간 근로자도 예외가 아니며, 작성만 하고 사본을 주지 않으면 그 자체로 위반입니다.
Q. 2026년 최저임금은 얼마인가요?
A. 시간급 10,320원입니다.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156,880원(월 209시간)이며,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Q. 주휴수당은 누구에게, 언제 줘야 하나요?
A. 1주 소정근로일을 개근하고,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게 발생합니다(근로기준법 제55조·제18조). 여러 날에 나눠 일해도 합산 15시간을 넘기면 적용됩니다.
Q. 수습 기간이면 임금을 깎아도 되나요?
A. 1년 이상 계약 + 수습 시작 후 3개월 이내일 때만 최저임금의 90%까지 가능합니다(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 단순노무 직종(한국표준직업분류 대분류 9)은 제외되고, 6개월짜리 계약처럼 조건을 못 맞추면 처음부터 100%를 줘야 합니다.
Q. 근무 요일이나 시급이 바뀌면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하나요?
A. 임금·근무시간 등 핵심 조건이 달라지면, 변경 내용을 서면으로 정리해 양측이 합의한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구두로만 바꾸면 나중에 “언제부터 얼마였는지”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2026년 적용 최저임금 시간급 10,320원, 월 환산 2,156,880원, 고시 제2025-47호) ·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제18조 제3항(단시간근로자)·제55조(휴일)·제114조(벌칙) ·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수습 감액)·시행령 제3조(감액률 10%)
※ 최저임금·근로기준은 매년, 그리고 법령 개정에 따라 변경됩니다. 개별 사안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 또는 공인노무사 상담으로 확인하세요.
